지난 3월, 그냥 앉아 있는데 아주 미세하게 배가 콕콕 쑤시는 느낌이 났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배를 만져봤는데 배꼽 아래에 아주 조그만 돌기 같은 것이 만져졌다. 이것은 배꼽인가 돌기인가 헷갈릴 만큼 작은 돌기였기에 배꼽을 이리 당기고 저리 당기면서 다각도에서 만져본 결과 배꼽 이외의 무언가가 더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게 되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배꼽의 돌기는 탈장일 확률이 높으므로 바로 병원에 가보라고 쓰여 있었다. 갓난아기이거나 출산 후의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이 된다고 쓰여 있었기에 출산 후의 여성도 아니고 갓난아기는 더더욱 아닌 나는 부푼 의심을 안고 Health Engine 앱을 통해 GP를 예약했다.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병원 예약을 하는 거라 긴장했지만 어플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불편함 없이 예약이 가능했다.
Health Engine 페이지 바로가기
예약 날이 되어 병원을 방문해 리셉션에서 접수를 하는데, 내 이름과 생일을 말해도 예약을 찾지 못했다. 내 발음이 구리긴 하지만 이 정도였나 자괴감이 들 무렵, 예약할 때 날짜를 잘못 지정해서 다음날로 예약이 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혹시 오늘로 예약을 바꿀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갓갓 리셉셔니스트님께서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는 장담 못하나 일단 앉아있어 보라고 말해주었다. 다음날 예약은 어플에 다시 들어가서 취소해야 하냐 물어봤더니 자기가 취소해주겠다 했다. 너무나 고마운 것...
원래 내가 의도했던 예약시간에서 30분 정도 지나서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안내해주는 대로 진료실에 들어가서 GP에게 내 배꼽에 혹 같은 게 있다 했더니, GP가 진찰대에 누워보라고 했다. GP가 배꼽 근처를 요리조리 눌러보더니 탈장의 느낌이 든다며 바로 그 자리에서 초음파 스캐닝 요청서를 프린트해 주었다. 요청서에는 초음파 스캔 병원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이사람은 탈장이 의심되니 초음파 촬영해보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진료실을 나와 리셉셔니스트에게 가서 나 진료 끝났다 했더니 다 됐으니 이제 그만 가라고 한다.
병원문을 나서서 초음파 스캔소(?)에 바로 전화를 했다.
"초음파 검사 할랴구요."
"이름이랑 생일이랑 전화번호랑 이메일 주소요?"
"이름은 XXX구여 생일은 XXXX이구여 전화번호 000이구여 이메일주소는 aaaaaa요"
"이메일bbbbbb요?"
"아뇨 aaaaaa요"
"네 알겠습니다 (뚝)"
이 개운하지 못한 기분은 분명 내 11글자짜리 이메일주소가 잘못 전달되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컨펌 이메일도 안와서 느낌은 확신이 되었고, 시간도 많고 날씨도 좋으니 기분전환 삼아 병원에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이메일 계정을 아주 심플한 것으로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아직도 안만듦)

호주에서 탈장 치료 하기 2 - 초음파 검사
초음파검사 요청서를 들고 버스를 타고 초음파검사 병원으로 향했다. 가정집처럼 생긴 병원이라 번지수를 못봤으면 그냥 지나치게 생겼다. 접수를 하려고 하니 6시간동안 금식을 했느냐고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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